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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2일 금요일

[펌]미드, 무엇을 바꿨나?

미드효과 해부
2007.05.29 / 김혜선 기자

미드엔 뭔가 특별한 게 많다. 한국 드라마에 자극을 주고, 한국영화의 강력한 라이벌로 대두한 미드를 들춰본다.

미드 열풍이 거세다. 얼마나 거센지 아예 미드를 극장에서 상영하는 이벤트까지 생겼다. 케이블 채널 OCN이 오는 26일 오후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CSI 특별시사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원조 미드‘로 불리는 <CSI>의 미국 방영분 중 최신 시즌인 <CSI 라스베가스> 시즌7, <CSI 마이애미> 시즌5, <CSI 뉴욕> 시즌3의 최고 에피소드를 골라 극장에서 상영한다. “웬만한 영화에 뒤지지 않는 <CSI> 시리즈 특유의 카메라워크와 현장감을 극장에서 느끼게 하겠다”는 게 OCN 편성팀의 기획의도다. 미드가 극장에 걸리다니, 그럼 그 미드는 미드인가 영화인가?

★미드엔 뭔가 특별한 게 많다

요즘 직장인 둘이 모이면 대화의 중심은 미드다. 셋이 모이면 당연히 더 많은 미드 얘기로 꽃을 피운다. 회식 자리에선 어떤 어떤 미드를 본다는 걸로 통성명을 하고, 좋아하는 미드 캐릭터를 서로 견주느라 점심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모른다. 미드가 그렇게 좋을까? 그렇게 재밌을까?

SBS 라디오 ‘뉴스앤조이’가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이들이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민국 성인의 40.1%가 미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중 여성이 43.2%이며, 20대가 54%란다. 영화 관객층과도 상당부분 겹치는 이 미드 시청자 층 가운데 자신을 미드 폐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6.8%다. 그래서 SBS는 심지어 "전국민의 40%가 시청한다는 미드 열풍 시대에 시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오는 24일부터 <프리즌 브레이크>를 한국말 더빙으로 방영하기로 했다.

의류업계, 화장품업계, 가전업계, 가구업계, 식품업계까지 미드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국내 유명 제과 체인에서 성년의 날을 맞아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의 이름을 딴 ‘사라 제시카 파커 러블리 케이크’를 출시하지 않나, 출퇴근 시간 버스나 지하철에서 미드나 일드를 보기 위한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동영상이 재생되는 MP3 플레이어 등의 판매가 증가하지 않나. 케이블 TV로 장시간 미드를 감상하는 미드 폐인을 겨냥한 1인용 소파도 제작,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리즌 브레이크> <위기의 주부들> <그레이 아나토미> <프렌즈> <ER> <섹스 앤 더 시티> 등에 수록된 배경음악을 한데 모은 미드 관련 OST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DVD 시장에서 미드 타이틀 박스세트가 제법 팔리고 있다는 사실은 미드 효과를 반증하는 또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프리즌 브레이크> <24> <그레이 아나토미> <롬> 등의 DVD 박스세트 판매가 상당하고 재주문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홈비디오의 강명구 부장은 ”2001년부터 ‘미드의 고전’ <프렌즈> DVD를 출시해왔다. 완전히 일반 대중화가 된 건 아니지만 DVD 시장에 미드 타이틀 시장이 형성된 건 사실이다. 현재 전체 워너 DVD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한다. 미드 타이틀이 모두 디스크가 여러 장인 박스세트임에도 불구하고 구매와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니 미드족이 아닌 일반인들의 관심도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이한 건 미드 타이틀을 구매하는 이들에게는 스페셜 피처의 유무도 별 상관이 없다. 강명구 부장은 ”<롬>의 경우 일반판과 스페셜 피처 디스크가 들어 있는 한정판 중 일반판의 판매량이 훨씬 많았다“며 ”여타 DVD 타이틀과 달리 미드 타이틀을 구매하는 이들은 서플먼트의 유무나 타이틀의 완성도보다는 연속성 있는 미드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중요시해 구매하는 듯하다“고 설명한다.

구석구석 그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미드 효과'는 사실상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미드 열풍의 진원지는 인터넷 강국답게 불법 다운로드였다. 이후 미드족의 출현을 감지한 OCN, 수퍼액션 등 무료 케이블 채널의 24시간 연속방송 이벤트 편성을 통해 대중적으로 확산됐다. OCN은 ‘<CSI> 스페셜 데이’라는 이름하에 <CSI>의 인기 에피소드들을 24시간 방영하는 특별편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별편성을 준비했던 하나영 편성PD는 “미드를 그간 띠 편성을 통해 특정 시간에만 방송했었는데, 영화처럼 하루 종일 편성을 하면 어느 정도 파워를 낼 수 있을까 검증해보자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결과는 예상보다 폭발적이어서 평소 시청률의 2.5배가 나왔다. 케이블에서 그 정도 시청률을 내는 건 축구 생중계나 최홍만 시합 생중계 정도. 이후 <프리즌 브레이크> <섹스 앤 더 시티>의 ‘스페셜 데이’ 24시간 방송을 진행한 온미디어 그룹은 “미드의 열풍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지금의 미드 열풍은 몇 년 전 <프렌즈> <섹스 앤 더 시티> 같은 문화적 미드들이 불러일으킨 열풍과는 또 다르다. 최근 미스터리, 메디컬 드라마, 스릴러, 액션 등의 ‘장르성’이 강화된 <히어로즈> <프리즌 브레이크>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 등의 미드들이 인기를 모으면서 미드 효과는 대한민국 문화 전반에 다각도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감지되는 것은 공중파 TV 드라마의 변화다.

★미드, 한국 드라마의 자극제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들 가운데 미드와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MBC 월화 드라마로 방영된 고현정, 하정우 주연의 수사물 <히트>는 과학수사를 표방하는 컨셉이 <CSI>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는 비교를 받았고, KBS의 <외과의사 봉달희>는 의사들의 다양한 성장기와 관계들을 그렸다는 점에서 <그레이 아나토미>와의 절대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막 방영을 시작한 강혜정, 차태현 주연의 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는 장의사 집안이 등장하고 죽음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올드 미드’ <식스 핏 언더>와 비교되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 블로그에선 미드족들이 벌써 “캐릭터가 너무 유사하다,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다”며 아우성이다. 공항 파견을 나온 국정원 요원(이정재)과 공항공사 운영실장(최지우)을 등장시켜 공항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에어시티>는 미국 LA 국제공항을 배경으로 보안, 불법 이민, 미아 찾기, 마약 밀매 등 공항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뤘던 미드 <LAX>를 연상시킨다는 미드족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히트> 제작발표회에서 “한국인에게 익숙지 않은 미국식 멀티 플롯을 가져가되 한국적인 수사물을 만들겠다“는 김영현 작가의 말은 지금에 와선 여러 모로 해석된다. 한국 드라마가 미드를 따라잡기는 상당히 어렵다. 미드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와 짜임새로 미드족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형사 드라마 <마왕> 같은 경우도 있지만 지금도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대다수 드라마가 불륜극 내지 시대극이라는 점은, 장르의 토양이 역시나 척박한 한국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가 그만큼 쉽지 않음을 반증한다. 미드의 장점은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내세운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이다. 영화는 제한된 시간에 모든 걸 넣어야 하지만 드라마는 치밀하게 펼쳐서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장점이 있고, 질 좋은 미드는 그것을 제대로 해낸다.

미드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한국 드라마 제작자들의 고민은 커진다. 미드가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는 이유는 참신한 소재를 취하면서 사건과 에피소드를 엮는 짜임새가 우리가 겪는 실제 삶과 너무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한 회로 완결되면서도 실마리를 잡고 다음 회로 넘어가게 만드는 연속성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는 생생한 묘사를 접하며 시청자들 혹은 관객들이 현실감 넘치는 상황에 빠져들어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 미드 붐을 곳곳에서 피부로 느끼게 된 2007년, 미국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들이 속속 케이블로 접수되고 있으니 미드 열풍은 당분간 식을 전망이 없어 보인다. 한미 FTA 이후 방송시장 개방으로 해외 채널들이 국내에 직배하는 드라마들이 더더욱 많아질 것이고, 그래서 이참에 대대적인 체질 개선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힘을 얻고 있다.

과거 한국형 SF 블록버스터를 기획하고 제작했던 충무로 모 제작사 K대표는 열혈 미드 마니아다. 지난 2년간 자신의 컴퓨터 하드에 1,300편의 미드를 저장해놓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야릇한 표현이지만 그 이후 실제로 ‘한국형 미드’의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K대표는 “한국형 미드가 단순히 미드를 따라하자는 것이 아니라 수준을 그만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자는 뜻이다. 회당 20~40억이 투자되는 미드의 예산을 따라하자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연출력, 연기를 따라잡자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준비하는 것은 비리 형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리얼한 드라마로, 바깥에서는 “돈 벌기 위해 험한 짓까지도 하지만 가족, 동료 등 자신이 아끼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소프라노스>의 형사 버전이나 <쉴드>의 한국 버전쯤 될 수도 있겠다. '미드의 원조‘로 불리며, 수많은 수사물 시리즈 중 하나인 <뉴욕특수수사대>나 영화 <트레이닝 데이>가 연상되는 것도 당연하다. 현재 이 드라마는 파일럿 대본을 끝낸 상태다.

이외에도 '미드스러운' 과학수사를 표방하며 지하철 수사대, 공항 수사대, 마약 수사대가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여럿 기획됐다 연기되곤 했다. 이유는 대부분 “시나리오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연애시대>의 제작사 옐로우필름이 제작하려 했던 시즌제 드라마 <에이전트 제로>는 그 대표적인 예다. 옐로우필름 오민호 대표는 “70, 80년대 드라마시장이 외화 시리즈에 잠식됐던 상황을 반복하진 말아야겠다. 방송시장이 개방돼서 제리 브룩하이머가 전세계에 와이드 릴리즈하는 미드들이 국내 공중파 프라임타임에 들어오는 걸 막으려면 우리도 시즌제 드라마를 기획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에이전트 제로>는 정부 혹은 정부를 돕는 비밀기관에 속한 요원들 이야기다. 사라 제시카 파커나 조지 클루니가 <섹스 앤 더 시티>와 과 함께 성장한 미드의 시스템과 달리 방송사의 편성 스케줄에 들어가려면 신인 대신 스타급으로 포지셔닝을 해서 주목을 받아야 하는 국내 상황으로 인해 <에이전트 제로>는 처음 설경구, 손예진이라는 빅 캐스팅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말 배우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제작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크리에이티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오민호 대표의 설명은 이렇다. “여러 유명 작가들이 모여 시나리오를 썼지만 캐릭터가 그때그때 마다 바뀌고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옴니버스의 느낌이 더 컸다. 작가들의 마인드를 공유하는 방식을 만드는 데 피 튀기는 노력이 필요했다. 결국 작가 집단도 중요하지만 창의력 있고 추진력 있게 작품의 세계관을 제시할 수 있는 진정한 프로듀서의 존재가 얼마나 절실하고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그 결과, 9월까진 시즌 1의 24회 에피소드 대본이 나오고, 시즌 5까지 제작할 수 있을 만큼 100개 시놉시스를 준비해놓을 작정이다. 시즌 5까지 만들 수 있는 제작비 750억 원의 펀딩 방식도 고민 중이다. 한 시즌에 800억 원 정도를 들이는 미드와 달리 그 1/5의 제작비로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하겠다는 과감한 발상은 분명 미드 효과에 대한 한국 드라마의 커다란 리액션이다.

★한국영화, 미드가 라이벌?



5월 중순 크랭크인한 오만석, 류덕환 주연의 <우리동네>는 연쇄살인범과 연쇄살인범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이제 막 영화를 찍기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최근 인기 미드 중 하나인 <덱스터>와 비슷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3년 전 유영철과 화성연쇄살인범이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이 기획을 시작했다는 유재학 PD는 "<덱스터>를 따라한 게 아니냐는 소리를 들으니 이제 겨우 촬영을 시작한 입장에서 힘이 빠진다"고 한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덱스터>가 국내 방영된다는 소리를 듣고 확인해봤지만 전혀 다른 내용이고, 크게 걱정할 점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영화의 제작사인 아이엠픽쳐스 김민국 한국영화 팀장은 ”스릴러의 외피를 쓴 연쇄살인마에 관한 드라마다. 왜 연쇄살인마가 그런 일을 저지르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한 시나리오다. 사실 초기 단계에선 누가 이기나 같은 게임 분위기를 담은 ‘미드’형 시나리오 버전도 있었지만 최종 시나리오에서 많이 바뀌게 됐다“고 설명한다.

장진 감독의 <거룩한 계보>는 교도소에서 정재영 일당이 탈출을 시도하기 위해 바깥에서 면회 온 이가 옷에 교도소 구조를 도해한 지도를 그리고 들어오는 설정이 있다. 제작진은 촬영 도중 <프리즌 브레이크>에 형을 구하기 위해 온몸에 교도소 지도를 문신으로 새기고 들어온 동생의 설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DVD를 돌려보며 확인을 해야 했다. 한국영화가 예전엔 비슷한 설정의 외화들을 신경 쓰며 피하려 했지만 요즘엔 미국 드라마까지 신경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가뜩이나 위기인데 미드와도 경쟁해야 한다는 건 더더욱 영화기획자들을 움츠리게 하는 상황이다. 싸이더스FNH의 윤상호 제작이사는 "관객의 요구(need)가 바뀌고 있는 게 분명한데, 영화는 그걸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드 열풍은 반성의 계기가 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크다. <그레이 아나토미> 같은 미드를 보면 캐릭터와 그들이 맺는 관계, 그런 관계가 놓이는 시추에이션에서 벤치마킹할 부분은 있다고 판단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충무로가 그런 시도를 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건 아니다. 꼭 그럴 필요도 없다. 대다수 한국영화의 장르적 완성도를 높여온 감독들조차 미드를 거의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드 시청자들이 곧 영화 관객층이다 보니 그들이 열광하는 지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런 시도를 한다면 어쩐지 한국영화계엔 피곤하게도 느껴지는 미드 열풍은 충무로엔 상당한 자극제로 기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를 보며 그 기발한 아이디어를 부러워했던 이들이 이제는 <24> <CSI> 시리즈를 보며 그 발상과 창의력, 완성도를 부러워한다. 충무로의 모 제작자는 “최근 미드의 다양한 소재와 치밀한 구성의 완성도를 볼 때 다른 어떤 외화들보다도 미드에서 귀감이 될 만한 사례를 찾고, 요소요소를 참조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털어놓는다. 윤상호 제작이사는 “실질적인 기획단계에서 미드를 닮은 기획이 진행되는 건 없지만 프로듀서, 제작팀들 대부분이 미드 마니아이거나 대부분 최신 미드를 돌려보곤 하는 상태다. 시나리오도 미드를 연상시키는 소재나 장르를 지닌 작품들을 많이 받아보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 시나리오들이 반전강박증에 걸려 있다거나, 무늬만 미드와 비슷할 뿐이라는 데 문제가 있지만.

지금 미드는 단순히 미국 드라마의 줄임말이 아니다. ‘영화 못지않은 드라마, 영화보다 잘 만든 드라마’를 칭하는 단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 같은 드라마를 만들기를 꿈꾸는 드라마 제작사들과 방송사에서 충무로 감독들을 향한 러브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지금 장르성 강한 미드들의 인기 때문에 실제로 장르에 강한 <타짜>의 최동훈 감독, <짝패>의 류승완 감독 등의 영입을 고려해 몇 차례 방송연출 제의를 건네기도 했다. 감독들은 모두 “시나리오 문제로 선뜻 결정하진 못했지만 좋은 시나리오, 사전제작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언제든 욕심나는 일”이라고 말한다. 옐로우필름의 시즌제 드라마 <에이전트 제로>는 한지승 감독, 송해성 감독 등과 에피소드 연출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할리우드에서 영화와 드라마 간의 인력 교환이 빈번하듯 우리 시장도 그렇게 긴밀한 커넥션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들을 반영하는 사례들이다.

류승완 감독은 “노후 대책을 위해서라도 미드와 방송을 공부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긴장된다”고 말한다. "<롬>을 보면 지금의 미드가 영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미드의 크리에이터들인 제리 브룩하이머, 존 밀리어스가 기본적으로 영화를 하던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한국의 드라마도 영화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4> 영화 버전을 만든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수사반장> 시리즈를 부활시키면서 영화 버전을 만든다거나 그런 시도들도 더 필요할지 모른다.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등 각 분야가 좀 더 긴밀한 커넥션을 이루고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류승완 감독의 이 말을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사전제작이 어려운 방송의 살벌한 스케줄, 영화와 다른 방송 작가와의 관계, 방송 편성이 담보되지 않는 현실은 감독들의 이동을 두렵게 만든다. 어쨌거나 우수한 시나리오 집단, 그리고 그들을 지휘할 크리에이티브한 프로듀서의 존재, 그리고 애써 만든 콘텐츠를 용기 있게 편성할 방송국 풍토가 엮이면 한국영화와 드라마 간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하리라는 생각 또한 미드 효과의 산물이다.

★미드, 또 다른 관람문화



한 달에 3~4편 정도 영화를 보던 L씨는 요즘 한 달에 한 번 극장에 갈까 말까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주말에 미드를 몰아서 보느라 시간이 다 가버리는 탓이다. 사실 극장에 가도 별로 볼 만한 영화가 없는 지금은 괜히 차비 들이고, 영화표 사느니 공짜나 다름없는 미드를 보는 게 백 배 낫다는 생각이다.

미드가 미친 또 하나의 영향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이렇게 극장 관객들을 빼앗아간다는 지적이다. 영화가 여가를 이용하는 방법 중 하나고, 그 여가는 시간이라는 비용을 지불한다. 그런데 미드 열풍은 이제 영화를 소비할 것인가, 미드를 소비할 것인가 하는 관객들의 선택을 요구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영화보다 미드를 소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화인회의 김도학 박사는 “한국영화 가장 안 되던 때가 <6백만불의 사나이> <두 얼굴의 사나이> 같은 외화 시리즈들이 방송국 프라임타임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공중파들이 황금시간대에 미드를 배치하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영화 관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제한된 시간에 이동 비용 없이 콘텐츠 비용도 거의 지불하지 않고 봐도 되는 미드는 극장 관람문화, 영화 소비패턴에 이렇듯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대로 미드의 플롯, 캐릭터를 모방한 영화가 나온다면 그리 성공할 것 같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미드를 보는 데 큰돈을 들이지 않다가 7천 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뜻이다. 그간 미드 열풍을 다룬 미디어의 시각에는 다소 거품이 있지만 미드 효과가 문화 전반에 적지 않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미드 효과는 충격과 각성, 그리고 과제를 남겼다. 그중 가장 큰 것은 한국에서 미드에 필적하는 드라마, 영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 규모를 벤치마킹하는 게 아니라 그 시스템과 정서, 구성력 등을 벤치마킹하는 과제를 만든 것이다. 미드라는 무시무시한 콘텐츠의 구석구석을 살피는 건 이제 우리 몫으로 남았다. 미드를 폐인들이 넋 놓고 즐기는, 물 건너 온 오락이 아니라 영상문화의 자양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말이다.

하악하악

뭐랄까...
솔직히 실망?
다소 충격?
신선함?

하지만 담백함.
나이를 먹으면 인터넷을 하거나 최신 용어를 구사하는 것에는 약할 것이라는 편견에 대한 발칙한 반란.
하지만 좀 썰렁한 유머.
그 와중에 가슴을 후벼 파는 결정적인 한마디

'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심장을 물어 뜯겨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
이 말이 어찌나 마음 속에 쏙 들어 오던지...

선천적으로 낙천적인 나는 절망 해 본적도 무언가에 심장을 물어 뜯겨본 적도 없다.
이야기 하자면...
무엇 하나도 원하다가, 노력 하다가 절망할 만큼 나 자신을 끝까지 몰아 본 적이 없다.

작가 이외수는 어떤 의미로 자신을 세상의 한쪽 끝으로 몰아 붙였던 사람이다.
경제적인 쪽이었고, 자신이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쪽 끝의 인생을 경험해 본 사람에게서 나오는 짧지만 인상깊은 한마디 한마디가 마냥 좋았다.

아주 쉽게 쉽게 읽히는 책이었고, 시선의 깊고 얕음을 떠나(대부분이 두번 풀어 생각해야 할만큼 꼬여 있다.) 색다른 작가의 색다른 시각을 경험한다는 것은 단조롭고 평범한 일상의 탈출구와 같다.

하지만 첫 인상이 실망스러웠던 것은 아마도 이외수라는 작가에 대한 나의 남과 다른(이외수를 논하는 만큼 잘못된 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겠다.) 선입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전에 이외수 작가님의 작품을 한 편도 본 적이 없는 터라,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은...음...
그냥 글 잘쓰는 작가? 약간은 맛깔나게 쓰겠지... 하지만 박경리와 이문열이 필체는 다르지만 같은 맥락에 있듯 이외수도 다르지 않을꺼야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는 기분좋게 이런 선입견을 부숴 주었다. 다르다는게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 줬던 그의 책.
올해의 또하나의 완소 등극~!

내 아이 8-8-8로 강하게



올해 말이면 아버지가 된다.

작년만 해도 전혀 생각지 않았던 일로 올해 들어 갑작스레 우리에게 다가온 내 딸이지만

어쨌든 임신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나와 와이프에게 내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다.

마냥 기쁘던 처음 1개월과는 달리 2개월, 3개월 지나면서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남의 고민인줄로만 알았던 기저귀 값을 실제로 고민하게 되었고, 우리 아이를 위한 방을 한칸 마련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돈과 관련된 이런 고민은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맞벌이를 하는 동안은 그럭저럭 꾸려 나갈 수 있으니 큰 고민이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과연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가’였다.

스스로 아버지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상태에서의 갑작스런 아이와의 조우는 나의 인생철학, 그리고 그 인생 철학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될 내 아이를 위한 ’양육 철학’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 때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하고싶은 일을 시키라며 무책임하게 아이를 놀리게 하는 방법을 권하지도, ’우리 아이 하버드 보내기’ 같은 식의 공부벌레 만들기에 동참 하지도 않는다.

다만 인생의 선배로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자상하고 공정한 어투로 아이를 ’사람’으로 키우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잘 놀고, 잘 쉬고, 잘 공부하며 인간됨이 좋고 자신이 스스로의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길을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 책의 모든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부모 입문서로서, 그리고 아이에게 욕심 부리지 않고 제 갈길을 가게 만들어 주고픈 생각이 있는 모든 부모들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이라는 책이 있다.

바로 이번주에 읽은 책이다.

이 책과는 정 반대의 성격의 책이 있다.

`시골의사`가 개인적이지만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마찬가지로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편향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것이 많은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금융회사에서 일하면서 접한 많은 부자고객들을 연구하고, 인터뷰한 결과를 집대성한 책이다.

그런 점에서 평소 우리들이 알고 싶어 하던 부자들의 사고방식,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큰 돈을 벌었는지를 상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아주 흥미진진하다.

실제로 책을 손에 잡은지 2일만에 독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이 책의 독은 내 몸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책을 읽다보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손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투자를 시작하면

나도 뭔가 하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와 같다.

국내 주식에서 시작해 부동산, 그리고 해외 특히 중국 부동산과 주식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읽다보면 나도 당장이라도 중국 주식에 투자하지 않으면 큰 손해라도 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 같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 차일시 피일시다.

그사람들이 돈을 벌었던 방법은

지금 투자라는 것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다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투자를 할 때의 마음가짐. 그리고 자신을 믿는 자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신중함.

이 책에서 얻어야 할 것은 나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할 수 있는 신중함과

자신감을 갖추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과장님. 지난달에 추천서를 드리고 싶었지만

너무 부끄러운 수준의 독후감이 많아서 이번달에야 드리게 됐습니다.

추천서 중 앨런 그린스펀의 책을 가장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아서

격동의 시대로 선택 했습니다.

과장님 덕분에 책읽는 습관도 들이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이 받아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 -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책을 만났다.

읽으면서 여러번 가슴이 뜨끔한 적도 있었고, 머리가 띵할만큼 깨달음을 얻게되는 구절도 많았다.

과연 여러사람이 추천할 만한 책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의 진가는 책이 끝나기 불과 50페이지 가량을 남겨놓고 나온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재테크에 대한 환상,

아니 지금까지도 주식 대박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환상을 냉철한 시각으로 분석해 준다.

이 책은 부자가 되는 길을 가르쳐 주는 동시에 부자가 되고싶다는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재테크를 통해서 돈을 벌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시간에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서 몸값을 키우라는 충고를 한다.

그리고는 거기에 더해지는 최후의 일격.

시장에서 경쟁하는 수백만의 사람들을 머리로 이길 자신이 없다면 시장을 떠나라.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원론적이고 개인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이유는 그 근거의 합리성에 있다.

다양한 방면에 대한 지식,

그리고 국내외와 과거, 미래를 넘나드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냉철하고 중립적인 분석은

이 책을 꼭 다시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주식 대박상품 50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투자관련 서적이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중국주식 대박상품 50이라는 책이다.

한국 증시가 미래가 불투명한 마당에

조금 더 사람의 마음을 솔깃하게 만드는 투자처가 바로 중국 주식이다.

인터넷 까페 중 중국 주식을 연구하는 까페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고,

펀드가 아닌 직접 투자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 듯

이 책은 중국 주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 출발해서

일본인 저자가 속한 연구소에서 선정한 가장 유망한 종목 50가지를 추천하고 있다.

중국 주식이 매력적인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그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다.

2008년 중국 올림픽과 2010년 상해 엑스포는 그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호재이다.

이런 큰 호재가 있다면 향후 3년간은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이런말이 사람의 마음을 참 솔깃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작정 이 책의 말에 따라서는 안될 것 같기도 하다.

중국 주식에 한참 관심이 올라 있는 마당에

최근의 신문 기사들은 내 생각과는 정 반대의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주식 시장의 지금 PER는 약 40대.

평균 20정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홍콩에 비해 2배정도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세가 언젠가는 한번 크게 꺾일 거라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말 또한 무조건 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IMF당시 모든 신문과 언론에서 나라가 당장 망할 듯이 떠들어 댔지만

지금에 와서 확연히 밝혀지는 것은 그 때가 투자의 최 적기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만의 눈을 틔어야 한다.

많이 노력하자.

재테크의 99%는 실천이다


요즘들어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동기들과의 대화에서, 선후배들과의 대화에서,

거의 모든 자리에서 한번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재테크에 관련 된 이야기이다.

나도 당연히 그렇다.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잘 살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젊은 부자들]이라는 책의 실천편에 해당하는 책이다.

전 작에 소개되었던 젊은 부자들이 직접 밝히는 자신들의 투자 노하우가 생생히 실려 있다.

재테크 초보 입문자로서 당연히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꼬집어 준다.

우선 부자로서 성공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그런 것들을 가장 알고 싶어 한다.

그런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투자 방법 별로 상세하게 분류해서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 준다.

성공하고 싶지만 주식 외에는 어떤 투자방법이 있고,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과연 그 길이 맞는지 나와같은 일반인들은 알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가장 접근하기 쉬운 주식을 시작으로 부동산 (아파트, 땅, 법원 경매)

그리고 해외 부동산 및 주식 투자까지

읽고만 있어도 내가 그들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책이었다.

누구나 관심이 있고, 누구나 잘 하고자 하는 재테크.

하지만 이 길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도 수없이 많다.

나도 이런 책을 읽다보니 점점 일확 천금을 꿈꾸게 되는 것을 느꼈다.

많은 책을 일고 공부를 해야 할 것은 당연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휘말리면 안되겠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앞으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 하겠지만

그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상사와 유쾌하게 일하는 10가지 기술


내 주위의 누군가가 이 책을 보고자 한다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말리고 싶다.

이 책은 근래 3달간

다시 열심히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읽다 중간에 손을 놓은 책이다.

그 만큼 책 내용이 엉망이었다고 할지

정서가 맞지 않았다고 해야 할지...

어쨌든 읽는 내내 눈에 모래가 들어간 듯 까끌거리는 느낌이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첫 번째 이유는

시종일관 늘어 놓는 비 현실적이고 공감가지 않는 저자의 은유이다.

I-BOSS는 신이 만들 때 실수로 만든 것 이라느니

걸핏하면 소프트볼 이야기를 들먹거리는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두 번째는 유머와도 관련이 있는

오버하는 은유이다.

이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책을집어던지는순간까지)

상세히 말 하는 것 조차 귀찮은 그런 저급 은유를 구사한다.

또한 너무나 비 현실적인,

상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하고선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과장된 상사 유형마저 등장한다.

거기에 자신을 정당화하는 듯한 숟한말들(일부인정하긴하지만대채체적으로)이

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도저히 참고 책을 끝낼수 없었다.

좋은책 만 읽기도 부족한 시간에 이런 책을 읽고 있어야하는가~하는 생각이

머리 속 을 가득 채워 흘러 넘치려하는 순간 책을 놓은것이다.

그나마 건질만한 것이 있었다면

아주 일부분 나오는 저자의 경험이었다.

현직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만큼,

그의 이상한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그 순간이

그나마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문학서적이 아닌 이상,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제 껏 대부분의 책들이 일정수준 이상의 만족을 나에게 주었다.

하지만 모든 책이 일정수준 이상의 만족을 줄 수 없다는것을 이 책은 깨우쳐 주었다.

마시멜로 이야기




나는 나의 마시멜로우를 먹어 버렸을까?

지금 나의 삶은 과연 어떠한가?

나를 되돌아 보게 만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은 언제 읽어도 반가운, 마치 고향친구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은 한 기업의 사장인 조나단의 운전기사이다.

조나단은 주인공과 함께하는 차 안에서 매일같이 마시멜로우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나단이 어렸을 때 참여했던 실험에서

조나단은 15분을 견딜 수 있었기에 마시멜로우를 하나 더 얻을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의 쾌락이 전부가 아니라

참고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찾아 온다는

고금의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워 준다.



조나단이 말해주는 금쪽같은 이야기들을 잘 새겨 들은 주인공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자신의 열정과 꿈을 발견한다. 매일같이 마시멜로우를 모으며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더 많은 마시멜로우를 모으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나도 매일같이 이런 생각을 한다.

이런 저런 까페에 가입해 공부를 하기도 하고

시험에 관한 생각을 해 보기도 하고

일본어 시험에 등록 해 시험을 쳐 보기도 하지만

뭔가가 항상 부족하다.

나는 그게 뭔지 안다.


아주 잘 안다.


의지부족이다.



내가 뭔가를 해낼려면 지금보다 아주 강한 의지력을 가져야 한다.

주위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을만한 의지력.

미드나 애니, 나를 흔드는 것들에 아랑곳 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을만한 의지력.

하지만 나에게는 결정적인 결함이 있다.

나는 유부남이다...ㅠ.ㅠ 어쩌지... 이건...강적이다.

이건 나의 평생 숙제가 될 것 같다.

와이프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

나는... 많이 노력해야 한다.

파피용



처음에는 단순한 공상과학 소설.

1000년이라는 시간을 짧다면 짧은 책 한권에 우겨 넣은 압축된 역사.

후반부에 나오는 반전아닌 반전.

오랜만에 만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하긴... 최근들어 책을 많이 읽지도 못했으니 이런 책이 오랜만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낯 간지럽다.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이 책은 평범한 현대의 두 젊은이로부터 시작한다.

골방에 틀어박혀 외부에서 들어오는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을 심사하는 이브 크라메르와

요트대회 챔피언인 엘리자베트. 두사람의 만남은 비극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브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치여 운동선수로서의 생명을 잃고 모든것을 버린 엘리자베트.

이브는 괴로움에 시달리던 중 돌아가신 아버지의 실현되지 못한 프로젝트에 눈길을 돌린다.

하지만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

이브는 자금줄을 찾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 다니지만 누구도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때 만난 것이 바로 맥 나마라이다.

맥은 말기 암환자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백만장자.

그의 가세로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차츰 인재들이 모여들고,

이브의 가세와 함께 프로젝트는 점차 그 규모와 완성도를 더해간다.

하지만 극비이던 프로젝트가 외부로 알려지자 세계는 거세게 이들을 비난한다.

이러한 모든 반대를 뛰어 넘고 이륙에 성공한 파피용호.

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며 순항한다.

초기의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모두 죽으면서 책은 다소 역사책 풍으로 바뀐다.

순수했던 처음의 마음을 잊어 버리고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한 이들은

결국 처음 목표했던 행성에 도착했을 때는 불과 6명밖에 남아있지 못하게 된다.

행성에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불과 2명.

이들이 행성에 내리면서 이야기는 본래의 목적을 드러낸다.

역사의 순환. 인류의 탄생에 대한 새로운 관점.

파피용호가 출발한 곳이 지구인지, 이들이 도착한 곳이 지금의 지구인지 이야기는 알 수 없게 된다.

작가가 말하는 원래의 지구는 지금의 지구에서 보이는 큰곰자리.

우리는 이브와 엘리자베트, 혹은 이 두 마지막 생존자의 후손이라고 말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 것 같다

이기는 습관


참으로 기본에 충실한 책이다.

이런 책을 볼 때마다 많은 기분이 교차한다.

이런 당연한걸 굳이 책으로 써야하나?

이런 당연한 것도 실천 못하고 있는 나는 뭔가?

성공하는 사람은 역시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부터 해 나가는구나

나는 과연 이런 당연한 것들로 책한권을 쓸수나 있나...

라는 생각들로 머리속이 꽉 찬다.

 

이런 당연한 책을 본다고 내 마음이 당연히 이 책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건 아니다.

당연히 나는 내 나름의 방식대로 이 책의 당연함을 받아 들인다.

 

불현듯 생각해 본다.

내가 지키지 못하고 있는 당연한 것들.

머리속으로 아주 많은 것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렇다.

당연한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연한듯이 무시해 버리는 내가 문제인 것이다.

 

이런 사람을 과연 저자는 어떻게 고치자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바로 움직이는 동사형 조직이 되자는 것이었다.

비단 조직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동사형이 되어서 움직이자라고 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확실히 동사형이 된다는 것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Doer.

확실히 맨날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는 사람보다는 행동하는 사람이 더 큰 에너지를 가지고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 같다.

하지만 내 문제는 Doer냐 아니냐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나는 Doner이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한 일을, 하고자 했던 일을 제대로 끝냈느냐 아니냐.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완료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고.

공을 들여서

성과를 내는

이런 당연한 과정을 통해 달콤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이 책은 나에게 일깨워 주었다.

서른살 경제학



나이 서른이 다 되 서 무슨 새삼스레 경제학이냐고 하면 할말 없다.

 경제학 같은 건 대학교 때 다 공부하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해도 할말이 없다.

 하지만 내 나이 28에 “서른 살 경제학”이라는 책을 접한 것은 어쩐지 남들보다 2년을 번 것 같은 기분과 동시에

대학시절 이 과목을 그렇게도 어려워했던 나를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경제학이 이렇게나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과목이라는 것을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던 것은 과연 나는 어떤 30대가 될 것인가,

아니 내가 이미 30대의 문턱을 살며시 들여다 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연 나는 어떤 30대인가”라는 화두가 머리속에 맴돌았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나는 잘 하고 있는가? 나는 무얼 하고 있는가?

 항상 부자가 되는 길, 재테크 방법 이런 것들을 머리 속에 짊어지고 살고 있으면서도

막상 실천하거나, 깊이 파고들어 알려 하지 않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지금도 내 다이어리 한 켠에는 언젠가는 파고들어 공부하고 싶은 것들 리스트가 “쇼”의 110개국 리스트 마냥 맴돌고 있다.

 하지만 그뿐인걸 어떡하랴. 마치 그 광고를 보는 것 처럼, 나라 이름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처럼

내 그런 소망들도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나는 끈기 부족에 열정 결핍인 것이다.
 


이런 책 한 권을 내기 위해서 저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관련 자료 수집에, 공부에 몰두 했을 까.

 이렇게도 세상에는 나보다 나은 사람이 많다.
 
책 한권 낼 지식도,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한 나는 아직도 이 자리에서 주저하고 있다.



“언젠가는”이라는 말만 되뇌이며…